김치호인터뷰 1(디자인정글)

진정 당신은 스스로가 선택한 일에 얼마나 즐거움을 불어넣고 있을까?
너무나 흔한 표현이 되어 버렸지만, 이 흔한 말은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말이 되어 버렸다. 창조자는 세월과 연륜이 쌓일수록 하나둘 씩 해체하며, 비우는 작업을 한다. 여기 비우는 창조자가 있다. 그는 무엇을 자꾸 채우려 하지 않는다. 완벽이 아닌, 생각과, 여백을 남겨둠으로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성으로 채우려 한다. 이 감성에는 즐거움과, 낯섦, 새로운 창조자의 시각이 담겨져 있다. 공간디자이너 김치호는 똑같은 디자이너의 눈에서가 아닌 제 3의 눈으로 그만의 디자인을 창조한다.

글 | 김흙(북디자이너, paris7100@naver.com)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그를 알고 있는 창조자들은 시기어린 질투를 그에게 하고 있다. 그만큼 디자이너로서 미디어와,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고, 근거없거나, 비판하기 좋아하는 우리의 습성 때문일 것이다. 또 그가 디자인하는 작업물들은 예상치 못한 멋진 결과물(창조결과)이기에 사람들의 이야기거리가 된다. 늘 앞서가는 사람에게는 이런 과정은 아픔보다 받아들어야만 하는 시간들이기에 김치호디자이너는 감내를 한다. 그의 디자인에는 확실한 자신감과 김치호만의 직관력이 담겨져 있다. 자신감과 직관력이 없으면, 당당한 결과물을 만들 수가 없다. 이 당당함에는 완성도와, 디자이너만의 뚝심이 있다. 뚝심이라함은 디자이너가 처음에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와 제시이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어떤 결과물을 창조하고 내 놓을 때에 클라이언트나 혹은 회사에 컨펌(comfirm)이란 걸 받습니다. 김치호라는 사람은 이 부분에서 생각이 좀 다른데, 디자이너는 컨펌(comfirm)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창조물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다양한 환경들이 존재해서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김치호 같이 기업을 상대로 혹은 시장을 상대로 가치를 지불받는 디자이너에겐 클라이언트의 눈치보다, 기업에게 필요한 디자인을 소신 있게 제안하고 설득할 수 있는 당당함이 필요하죠.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필요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필요하기에 디자이너를 만나는 거죠.
클라이언트의 눈치를 보고 동의를 하면서 결과물을 좁혀가는 디자이너는 긴 생명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의 본질을 놓치는 거죠.”


김치호 디자이너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있다. 큰 기업과 일을 한다는 현실적인 자신감이 아닌 어떤 디자이너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의 자신감이다. 생각해보라. 20~30명에 둘러쌓여 많은 질문과, 의심, 질타, 공중에 떠다니는 말을 들어야 하는 기업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의 상황을 말이다. 김치호 디자이너의 말대로 20:1의 싸움이다. 그는 그 상황을 이겨 내야하고, 제시 설득을 해야 한다. 디자이너로서의 철학과 직관력, 소신 있는 자신감이 없다면 큰 기업의 프로젝트가 그에게 올 수 있었을까? 그가 가진 멋진 생각과 상상을 소신 있게 제안하고 설득할 수 있었기에 많은 기업들이 김치호를 선택했을 것이다. 멋진 프리젠테이션으로 클라이언트에게 멋진 상상을 심어준 것이다.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은 결과만큼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는 결국 시장을 상대로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이 프리젠테이션을 위해서는 디자이너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합니다. 제가 이탈리아에서 공부할 때 프레젠테이션 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교수님한테 발표를 하는 시간이었죠. 저보다 덜 노력했던 이탈리아 친구가 있었는데, 프리젠테이션 시간에 종이에 쓱싹 그려온 스케치 몇 장으로 얄밉도록 멋지게 발표를 한 겁니다. 이탈리아 애들은 특유의 자기 자랑이 심한데, 그 스케치를 가지고 정말 무언가 이룰 것처럼 앉아있는 학생들과 교수의 혼을 빼 놓았어요. 발표가 끝나자 친구들의 박수소리와 최고라고 칭찬을 교수에게 들었죠. 전 오래도록 준비하고 고심한 준비한 작업물이 그 친구만큼 반응이 없어 마음고생을 했어요. 물론 언어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자기가 만든 과정의 결과를 멋지게 표현하고 말하는 거 또한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아무리 과정이 훌륭하다 해도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디자이너에게 프리젠테이션은 결과를 만드는 일만큼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완벽해야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니까요. 시장은 절대로 호락한 곳이 아니에요.”

그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답을 제안해 주는 말 이였다. 필자의 노트에는 그가 했던 이야기들이 빼곡히 있다. 긴장의 끈을 놓일 때 그리고 정체성이 무디어질 때 꺼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김치호 디자이너가 소신 있게 만든 프로젝트의 과정들은 의미가 깊다. 그 시간들은 분명 많은 창조자들에게 혹은 예비 창조자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많은 디자이너를 만나면서 느낀 것이 있는데,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곳을 가본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지 말자는 것이다. 그 미지조차 갈 수 없는 상황과 용기 없음에 오히려 더 많은 질문과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김치호 디자이너는 우리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곳을 두루 경험한 이매지너다. 몇 걸음 가서 경험한 사람이 아닌, 저 산 넘어 험한 곳의 미지를 경험한 이매지너다.

자. 당신은 아직까지 스스로보다 타인에게 엄격한 창조자인가? 아니면 타인보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창조자인가? 분명한 건 창조자는 스스로에게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 다음 주에는 김치호 공간디자이너가 들려주는 ‘한국적인 디자이너 바로 당신이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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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hop | 2010/08/11 18:22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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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한솔 at 2010/08/24 16:22
우아 이런 분이셨군요 ㄷㄷㄷ
Commented by 지나가다가 at 2011/05/19 12:21
회사에서 생각지도 않은 인테리어 디자인 수정을 시켜 -ㅅ- 고민하다
구글링 중 흘러 들어 왔습니다. 와~ 이 아저씨 멋지게 사는걸? 작업물도 멋지고.... 부러운 삶 이다~? 라는 생각 ?
거기다 유쾌해 보이기도해!~

그 멋진 모습 계속 유지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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